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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탐험실

고장난 세진컴퓨터 세종대왕 복구하기 1부

by 레트로상회 2021. 2. 16.

 

세종대왕 펜티엄 SQ594 메인보드 PDF 메뉴얼

세종대왕 SQ594 메뉴얼.pdf
0.37MB

 

구형컴퓨터 동호회 카페에 세종대왕을 방출한다는 글을 보고 고철값으로 업어온 펜티엄 586 세종대왕 컴퓨터이다. 받아보니 전원도 안들어오고 꿈적도 안한다. 일단 덤비고 보는거다. 분해가 우선이지... 들여다봐도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메인보드를 텅 비웠다. 모든 카드와 케이블, 메모리, CPU까지 전부 탈거하고 청소했다.

 

 

메인 파워도 ATX가 아닌 12핀 (6핀+6핀) AT방식이다. 모든 먼지를 불어내고 깨끗하게 청소하고 역순으로 임시 조립에 들어간다. 다행히 전원은 들어온다. 화면까지 뜨기때문에 다음단계가 훨신 수월해졌다. 메모리는 72핀소켓 4개와 168핀 SDRAM 2개의 소켓을 지원하는데 문제는 5딘 AT키보드가 없어 부팅이 불가능하다. 더이상 진행이 안된다. 국내는 이미 5딘키보드가 단종되어 구할려면 6개월에서 1년이상을 중고장터에 매복해야 하는데 그것도 보장이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PS/2를 AT단자로 변환하는 잭을 구했는데 이것이 바로 재앙의 콤스(COMS) 변환잭이다 (아래사진 / 절대로 사지말것)

 

 

이놈은 키보드 변환잭이 아니다. 5핀 배선이 달라 보드에 꽂는 순간 키보드와 메인보드가 쇼트나 버린다. 피해 사례가 많이 올라옴

광고에는 버젓히 PS2 키보드를 AT 5핀으로 변환하는 젠더로 표시하여 팔고있는데 이는 명백히 사기 제품이다. 내부의 핀배선이 키보드용이 아니라서 꽂는순간 쇼트로 키보드와 메인보드를 못쓰게 만들어 버린다. 피해사례를 겪은 실력가들이 내부를 분해한 결과 특별 미디용이나 산업용 포트로 확인되어 COMS의 손해배상이 요구되는 물건이다.

 

 

전면부에는 양쪽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고 볼륨은 전면부 패널에 컨트롤 단추로 조절하도록 리모컨 카드와 다시  연결되어있다. 일반 컴퓨터와 달리 특수한 멀티미디어 구조로 설계되어 내부가 복잡하고 메인보드에 연결되는 배선도 무수히 많다. 무심코 분해했다가 사진으로 남겨놓지 않으면 조립이 불가능 할 정도다.

 

 

CPU는 소켓7을 사용하는데 세종대왕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사양은 펜티엄 133MHZ였다. 486당시 소켓3이었으나 최초 펜티엄이 등장할때 잠시 소켓5가 쓰였으나 곧바로 출시된 소켓7에 밀려 단명하면서 많이 보급되지는 않고 곧 사라졌다

 

 

486에서 갓 진화한 펜티엄 CPU로 클럭속도가 133MHZ이다. 요즘 생각하면 굼뱅이 속도지만 이놈을 탑재한 세종대왕이 발매될 시 파격적인 인기를 누렸다. 다행히 소켓7은 펜티엄MMX 233MHZ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6핀6핀 / 12핀의 AT파워를 메인보드로 공급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AT형 5딘 키보드가 없어 PS/2로 변환가능한 콤스 컨버터를 옥션에서 싸게 구해서 연결하는 순간 키보드와 메인보드가 쇼트로 사망해 버렸다. 원인은 콤스에서 파는 변환잭이 PS/2 - AT용이 아닌 다른 전압배선으로 설계된 것인데 이를 AT변환잭으로 속여팔기 때문이다. 용도가 다른것이다. 즉, 미디와 특별한 단자에 쓰는 잭인데 이를 검증도 안하고 PS2-AT잭으로 명기하여 팔고있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피해사례를 카페에 올렸다. 나는 열받아서 잘못된 상품을 버젓히 팔고있는 콤스를 소비자보호센터에 즉시 고발 조치했다.

 

 

본체에는 멀티미디어 통합보드인 가산전자의 WinX Perfect2와 여기에 연결되는 AV 도터보드가 탑재 되어있다. 참으로 오랫만에 만나는 역사적 교감이었다.  당시 비디오 메모리 2MB를 탑재한 TV 그래픽 통합보드는 비디오CD와 TV수신까지 소화하는 통합 그래픽 카드였다. 경쟁사인 두인전자의 오스카 통합보드는 FM라디오 수신까지 지원했다.

 

 

여기에 기록하는 메인보드는 세종대왕에 탑재된 오리지널 SQ594 소켓7 메인보드이다. 쇼트 나기전 분해사진을 기록한 것이다. 나중에 해외직구로 대체 보드를 영입하여 교체하였는데 그 과정이 참으로 머나먼 여정이었다. 교체한 보드는 바이오스타 소켓7 M5ATC 메인보드인데 해외에도 맞는 규격이 없어 몇달을 탐색해서 구입한 희귀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종대왕의 메인보드는 일반보드와 반대로 세로가 좁고 가로가 긴 규격이라 종류가 희소하다.

 

 

내가 구입한 세종대왕은 1996년 생산된 제품으로 이때는 인터넷도 없고 지금처럼 웹하드도 없던 시기라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뉴얼이나 지침서가 남아있는게 없다. 그래서 메뉴얼도 구글링으로 검색하여 해외에서 다운받았다. (글 상단)

 

 

이 메인보드는 지금과 달리 백패널에 입출력 단자가 없다. 오직 5딘 키보드 단자만 있고 나머지는 메인보드에서 라이저 케이블로 페널에 이어져있다. 때문에 5딘용 AT키보드가 없으면 시리얼 키보드나 PS/2 변환잭을 써야한다. 그래서 콤스에서 판매하는 변환잭 (배선이 잘못된 미디잭 이었음) 을 썼다가 메인보드와 키보드를 통째로 날려먹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이베이에서 바이오스타 소켓7 M5ATC 메인보드를 새로 구입했다 (규격이 안맞아 두달이 넘게 걸렸음)

 

 

새로 구입한 소켓7 M5ATC 메인보드 바로가기

 

AT 5DIN 단자 제거- 소켓7 M5ATC 메인보드

바이오스타 M5ATC 메뉴얼 PDF 다운로드 사망한 세진컴퓨터랜드 세종대왕1의 소켓7과 교체할 동일스팩의 바이오스타 M5ATC 메인보드이다. 25년전의 제품이다보니 국내엔 당연히 재고가없어 옥션이베

blog.daum.net

 

위에 보이는 맨좌측 5딘 키보드 단자만 메인보드에 달려있고 우측의 나머지 결속단자는 모두 메인보드의 라이저 케이블과 연결되어있다. 새로 구입한 M5ATC 보드는 PS/2 키보드와 마우스 단자를 탑재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의 핵심부품인 가산전자의 윈액스퍼팩트2 멀티미디어 TV수신 통합보드이다. 비디오 메모리 2MB를 탑재했고 VCD와 TV수신을 지원하는 PCI 통합 그래픽카드이다. 이놈은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어렵지않게 드라이버와 프로그램CD를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TV수신은 안되지만 (아날로그 방송 중단) 비디오시디 [CCFE]와 MPEG재생은 여전히 작동된다. 통합보드 좌측에는 작은 도터보드가 결합되어 있는데 이는 통합보드의 영상과 사운드 입출력을 전달하는 보조카드이다. 이 제품은 아직도 복원된 세종대왕의 메인보드에 현역으로 장착되어 있다.

 

 

메인보드 후면에서 본 백페널 영역이다. 5딘용 키보드 단자만 있고 나머지는 모두 횡하니 비어있다. 비어있는 부분은 메인보드의 연결 해더핀 (페러럴, 시리얼)에서 라이저 케이블로 끌어와 백페널을 구성해야 한다.  VGA는 PCI슬롯에, 사운드는 ISA 슬롯에 삽입한다. ISA 사운드를 쓰는 이유는 도스에서 사운드를 지원받기 위해서다. 사실상 PCI 사운드 부터는 윈도우를 지원하지만 도스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들어내고 메인보드만 남은 상태이다. 이 보드는 그나마 메모리 72핀 소켓외에 168핀 SDRAM 소켓을 2개나 탑재하고 있어 메모리를 채울때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72핀 보다는 168핀 램이 구하기 쉬우니까... 하지만 콤스 젠더 때문에 쇼트사망한 상태라 아래 바이오스타 M5ATC 메인보드로 교체해야 한다.

 

 

 

 

해외 사이트에서 받아온 세종대왕 메인보드 SQ594의 레이아웃 전면도이다

 

 

메인보드 엣지에는 CPU를 교체할때 속도별로 점퍼를 변경하는 수치값이 표기되어 있는데 공식적으로 펜티엄75MHZ~200MHZ 까지 장착 가능한걸로 적혀있다. CPU를 교체시에는 위의 표를보고 클럭수치에 따른 점퍼를 반드시 변경해야 부팅이된다.

 

 

CPU 장착별 점퍼는 위와같이 지그제그로 ON/OFF를 인식한다. 이걸 잘못 설정하면 부팅과 동시에 엿먹는거다

 

 

실기작업을 위한 상세 도면을 보면 CPU 장착에 대한 점퍼설정의 해가 쉽다.

 

 

어쩌다 레트로 머신을 여러대 복구하다 보니 소장하게 된 통합보드가 윈액스2 - 2장 / 윈액스V 1장 / 두인오스카3 - 1장 / 두인오스카V-1장 / 두인 PC씨네마 1장 / 서한전자 씨네매직 풀박스를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멸해 가기에 더욱 귀한 존재가 될것이다.

 

 

25년이 넘은 세월이지만 상태는 놀랄만큼 깨끗하다. 백페널에 녹이 전혀없고 어느정도 광택이 남아있는걸로 보아 박스속에서 온전히 긴세월을 잠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장착해서 드라이버를 설치하니 쿨하게 인식하고 작동된다. 다만, 비디오 메모리 2MB의 장벽은 영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에는 그시절 이름도 유명한 ESS 1868 사운드카드이다. ISA 슬롯에 장착하며 도스와 윈도우95. 98구성을 위해 멋진 성능을 뽑아내는 놈이다. 도스에서 사운드블라스터와 완벽 호환되며 음질도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번들 프로그램은 ESS사운드랙이 (오디오 드라이브) 제공된다. 세종대왕 장치관리자에서 [소리마당]으로 잡히기도 한다.

 

 

당시 사운드카드 칩으로 유명한 브랜드는 사블과 ESS, 크리스탈, 야마하, 비브라, 옥소리 등이 군림했는데 이 카드는 ESS 1868 칩을 탑재했지만 국내 멀티미디어 통합보드 제조사인 서한전자에서 만들었다. 서한전자는 가산 윈액스와 두인 오스카에 가려져 빛을 보지못한 기업이지만 씨네매직 통합보드를 내놓으면서 기염을 토했던 다크호스였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이미 2-30년전에 멀티미디어 기술이 완성되어서 기술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사운드카드 상단에 직접된 외부입력 포트들이다. 좌로부터 마이크, 라인아웃, 라인입력, CD오디오 순으로 자리하고있다

 

 

 

세종대왕 본체에는 최종적으로 가산 WinX Perfect2와 AV결속을 위한 도터보드가 함께 탑재되어있다. 이제 고장난 메인보드를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 영입한 바이오스타 M5ATC 소켓7 메인보드를 장착하여 재조립을 진행할 것이다. 기록 차원에서 포스팅이 상당히 길어졌다. 교체 후기는 별도로 포스팅 할 예정이다.

 

 

 

참으로 오랫만에보는 모뎀이다. 그것도 PCI가 아닌 역사급 유물 ISA 모뎀이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PC의 심장이었지만 지금은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부품이 고장나서가 아니라 오래된 ISA모뎀은 대부분이 드라이버가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PCI 모뎀의 경우 (새롬윙스, 삼성텔레매직, 자네트56K, US로보틱스, 3COM, 코네싼트) 는 간혹 드라이버를 발견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모뎀은 보드와 드라이버, 전화선만 있으면 지금도 즉시 현역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세종대왕은 명색이 586 펜티엄이다. 그나마 72핀 메모리와 함께 168핀 SD램을 지원하니 금상첨화이다. 속도나 메모리 구입에도 168핀이 훨신 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켓당 지원 용량인데 72핀은 16MB, 168핀은 32MB를 꽂을 수 있다. 따라서 72핀은 16MB X 4슬롯(64MB) / 168핀은 32MB X 2슬롯(64MB) / 전체 128MB를 장착 가능하다. 지금 생각하면 용량도 아니지만 486이 최대 64MB를 지원한 기준을 본다면 무려 2배나 상승한 제원이다. 하지만 바이오스타 M5ATC 메인보드로 교체하니 72핀 4개의 소켓은 그대로 비워놓고 소켓당 64MB의 SD램 장착이 가능해서 2소켓 풀 128MB를 체웠다. 운영체제는 윈도우95이므로 메모리 용량은 충분하다. (윈도우98 표준이 256MB~512MB)

 

 

기존에 장착된 삼성전자의 16MB SD램을 탈거했다

 

 

세종대왕은 복구하기도 정말 힘든 제품이다. 부품이 없어 복구에 소요된 기간만 거의 3개월을 쏟아부었다. 전문 수리점에 의뢰해도 아무도 고쳐주지 않는다. 부품을 구할 자신도 없지만 그렇게 고생해서 받을 수익도 안되며, 20년이 넘은 컴을 다루어본 경험도 지식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나홀로 자가 수리를 감행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내부 구조를 파악했으니 남은건 메인보드와 일부 부품을 교체하고 세종대왕을 부팅가능한 PC로 환생시키는 대 작업이 남았다. 오랜 세월동안 누렇게 황변을 입은 케이스도 깨끗하게 미백작업을 해야한다. 완성할 작업은 끝이 안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2차 복구작업을 위해 1편을 마무리 하고자한다. 복구 후 윈도우95를 설치하고 완벽히 살아나면 황변으로 변색된 케이스를 하얗게 미백할 것이다. 세월을 돌려 현역으로 소환하는 기나긴 여정이다. 2차 복원이 완료되면 후기는 이 페이지에 링크로 연결해 놓을것이다.

 

 

CD롬도 슈퍼멀티 DVD로 교체하고 플로피도 작동되는 대체품으로 교체할 것이다

 

 

키보드 단자 쇼트로 먹통이 되어버린 세종대왕의 부팅화면이다. 키보드 에러라는 경고문자가 선명하게 보이고 여기서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제 메인보드를 교체하고 살리는 일이 남아있다. 메니아의 자존심으로 반드시 살릴것이다. 

 

 

지금까지 1996년 10월에 생산된 멀티미디어의 제왕, 세진컴퓨터랜드의 586 팬티엄 세종대왕1 분해 후기를 종료합니다